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은 흐려지고 집중력도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뇌는 훈련을 통해 회복이 가능한 기관이다. 스마트폰 앱, 기억력 게임, 식단 개선 등을 통해 실제로 인지 기능이 향상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과연 정말 가능한 일일까?
1. 스마트폰 기반 뇌 훈련 앱 실험
노화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SMART, Fit Brains®, MeMo 등 다양한 뇌 훈련 앱이 개발·적용되고 있다.
한 연구에서는 50–68세 성인 53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스마트 앱을 하루 15~20분씩 매일 사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작업 기억 지수가 유의하게 상승했으며, 청각-언어 작업 기억 점수 역시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고 보고됐다.
또 다른 메모 앱 실험에서는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한 치매 증상을 보이는 60세 이상 참가자 46명을 대상으로 12주 훈련 후 적용군은 주의력과 실행 기능, 무기력 감정 지표에서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 특히 얼마나 자주 훈련하는가에 따라 효과의 강도가 달랐다.
이처럼 뇌 훈련 앱은 반복 사용 시 작업 기억, 주의력, 실행 기능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한다는 사실이 일련의 무작위 대조 실험에서 확인되었다.
2. 시리어스 게임 기반 기억력 훈련 프로그램
타블렛이나 VR기기를 활용한 시리어스 게임이라는 것도 각광받고 있다.
국내 브레인 토크 프로그램은 경증 인지 장애 환자 4주 훈련 후 한국형 간이정신상태검사, 한국형 인지선별검사, 언어유창성검사에서 유의한 인지 기능 향상을 보였다. 해당 효과는 1개월 추적 관찰에서도 유지되었다.
또한, 라이트 스워드라는 VR 기반 이중 과제 게임은 60세 이상 12명의 참가자에게 8개월 장기간 훈련을 시행한 뒤 인지 억제 능력이 향상됐으며, 개선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됐다.
또한 AR 기반 훈련을 받은 60–78세 성인 20명은 억제력, 인지 유연성, 반응 속도 면에서 긍정적 변화가 관찰됐다.
이러한 결과는 가정에서 시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한 시리어스 게임이 인지 기능 유지·회복에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3. 퍼즐과 기억력 게임
뉴로레이서, 브레인 에이지 등 같은 영상 기반 뇌 훈련 게임의 사례도 눈길을 끈다.
뉴로레이서는 차량 시뮬레이션과 버튼 입력을 병행하는 멀티태스킹 게임으로, 60–85세 참가자들이 일정 기간 플레이한 결과 작업 기억과 지속적 주의력 개선이 확인됐다.
또한 닌텐도 브레인 에이지 게임은 스코틀랜드 학생 600명 대상으로 하루 20분씩 9주간 진행했을 때 시험 점수가 50% 상승하고 테스트 완료 속도가 5분 단축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처럼 단순 기기 기반의 기억 게임도 뇌 처리 속도, 기억력, 주의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례들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4. 인지 기능 향상을 위한 식단 전략
뇌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 중 식단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마인드 식단은 지중해 식단과 고혈압 예방을 위한 식이요법의 요소를 결합한 것으로 베리류·잎채소, 콩류, 견과류 등 뇌 건강에 좋은 식품을 권장한다. 여러 연구에서 마인드 식단의 준수는 인지 기능 평가 점수 상승과 치매 발생 위험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민건강영영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는 지중해식 식단을 엄격히 따른 그룹에서 경도 인지 장애 발생 위험이 31% 낮아지고 알츠하이머병 사망률이 28% 줄었다고 보고했다.
한국 고령자 코호트 분석에서는 권장 열량 미달 섭취 시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OR 7.7로 나타나, 충분한 열량 섭취가 인지 보호에 필수적임을 시사했다.
또한 한국 식품과학회지에 게재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B군과 엽산을 6개월 이상 충분히 섭취 시 기억력 및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노화에 따른 인지 기능 감소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실험들은 인지 훈련 앱, VR/AR 기반 시리어스 게임, 기억력 게임, 건강한 식단 전략이 모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뇌 기능 회복을 노리려면 단순 ‘앱 몇 번 써보기’ 수준을 넘어,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훈련(앱·게임)과 영양 균형을 동시에 이어가는 것이 필요한대 이러한 활동 훈련들은 단독보다는 식단과 병행했을 때 상승 효과가 크다. 예컨대 지중해 식단 + 유산소 운동을 실시했을 때 인지 능력이 9년 젊어진 수준으로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효과는 '꾸준함'과 '다양성'에서 기인한다. 하루 15분∼30분 수준의 스마트폰 앱 훈련, 주 2~3회 게임 기반 훈련, 식단은 지속적으로 마인드 식단 또는 지중해식 구성 유지, 단백질·오메가‑3·비타민 B 섭취를 권장한다.
다만 식단이나 영양소 섭취는 보조수단일 뿐, 뇌 기능 회복 자체가 완전한 치료는 아님을 인지하고 현실적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작은 목표의 지속’은 기억력과 집중력, 처리 속도 등 미시적 인지 기능 개선에 분명한 기회를 제공한다.
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고 ‘도전하면 회복’하는 근육과 같다. 따라서 일상의 틈새 시간을 활용해 앱 훈련, 퍼즐 게임, 그리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함께 시도해보고 뇌 기능을 회복시켜 보자.